개인회생은 소득으로 빚을 나눠서 갚아 나가는 절차이고, 개인파산은 갚을 능력이 없어서 남은 빚을 없애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두 절차 중 어느 쪽으로 갈지는 크게 네 가지, 즉 지금 벌이가 있는지(갚을 능력), 빚이 왜 생겼는지(채무 발생 경위), 배우자에게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나이와 건강 상태로 판단합니다. 저는 김민성 변호사입니다. 전화로 상담하다 보면 "저는 회생인가요 파산인가요"라고 묻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오늘은 그 판단 기준을 하나씩 풀어 드리겠습니다.
회생과 파산은 출발선부터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이겁니다. 회생은 "벌어서 갚는" 절차입니다. 매달 일정 금액을 법원이 승인한 상환 계획(변제계획)에 따라 갚아 나가는 것이고, 실무에서는 보통 36개월에서 60개월 사이로 조율됩니다. 반대로 파산은 "갚을 능력이 안 돼서 못 갚는" 절차입니다. 남은 빚을 없애 주는 결정(면책)을 받아야 실질적으로 빚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회생 대상인데 갚기 싫고 귀찮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파산을 신청하시는 분이 있는데, 이렇게 하면 잘 안 됩니다. 갚을 능력이 있는데 일부러 안 갚으려고 만든 상태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갚을 능력이 안 돼서 못 갚는 사람은 파산과 면책이 가능하지만, 일부러 능력을 없애고 파산을 신청하는 건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시면 됩니다.
법에서도 개인회생은 급여·연금처럼 정기적이고 확실한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개인(급여소득자)이나, 사업소득·임대소득처럼 앞으로도 계속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개인(영업소득자)이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정기적인 수입이 없거나, 있어도 생계비를 빼고 나면 채권자에게 갚을 재원(가용소득)이 남지 않는 분은 개인파산을 검토하게 됩니다.
판단 기준 1. 지금 갚을 능력이 있는지
첫 번째 기준은 갚을 능력입니다. 회생은 벌어서 갚는 것이니 어느 정도라도 소득이 있어야 하고, 파산은 그 반대입니다.

파산을 신청하면 법원은 이 사람이 정말로 갚을 수 없는 상태인지 꽤 꼼꼼하게 봅니다. 30~40대에 사업하다 망하신 분들이 파산을 신청하면 "근로능력이 있어 보이는데 왜 파산을 신청했느냐, 회생 신청은 왜 안 했느냐"는 서류 보완 요구(보정)가 나오기도 합니다. 반대로 고령이거나 건강상 어려움이 있어 새로 일을 시작해서 빚을 갚기 어려워 보이는 경우에는 파산이 인정될 여지가 커집니다. 다만 나이뿐 아니라 소득·재산·건강과 실제 근로 가능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리해 드릴 때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갚을 능력이 있다면 파산보다는 개인회생을 먼저 검토하는 게 맞습니다. 파산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신청서에 갚을 능력이 없다는 점을 자료로 설명(소명)하는 내용을 아주 상세하게 담아야 합니다.
판단 기준 2. 빚이 왜 생겼는지
두 번째는 채무 발생 경위, 쉽게 말해 빚이 왜 생겼는지입니다.

회생에서는 이게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도박, 사기 피해, 카드 돌려막기, 과소비, 어느 경우든 회생 자체는 됩니다. 다만 얼마를 갚느냐가 달라질 뿐입니다. 도박빚 같은 경우 지금 재산을 다 팔았을 때의 값어치(청산가치)에 반영할지, 얼마나 반영할지, 상환 기간을 어떻게 정할지를 회생 절차 안에서 법원과 조율해 나갑니다. 법원 입장에서는 "갚겠다"는 사람이니 도와줄 여지를 두는 겁니다.
반대로 파산에서는 빚이 왜 생겼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채무자회생법에는 남은 빚을 없애 주지 않는 사유(면책불허가 사유)가 정해져 있는데, 사행성 행위가 있거나 자료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파산을 신청해도 면책이 안 될 수 있습니다. 면책이 안 되면 파산을 신청할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니, 이 부분을 미리 짚어야 합니다.
한 가지 짚어 둘 점은, 개인회생에는 파산과 달리 과도한 낭비나 도박이 면책이 안 되는 사유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발생 원인이 다소 부담스러운 빚이라면 회생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판단 기준 3. 배우자에게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
세 번째 기준은 배우자 재산입니다. 법원 실무와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지만, 회생법원 실무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배우자 재산을 채무자 재산으로 보지 않는 방향이지만, 자금 이전 등 구체적 사정은 확인해야 합니다.

파산은 다릅니다. 파산은 "10원도 안 갚겠다"고 요청하는 절차인데, 그 사람의 배우자가 상당한 재산가라면 법원이 이상하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법원은 배우자 재산의 형성 경위와 채무자의 자금이 이전됐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배우자에게 재산이 많은 경우 개인파산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회생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배우자 재산이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 방향이지만, 자금 이전 등 구체적 사정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판단 기준 4. 나이와 건강 상태
네 번째는 나이와 건강 상태입니다. 파산에서는 이 사람이 앞으로 일해서 빚을 갚을 수 있는지를 꼼꼼히 봅니다. 나이가 많은지, 몸이 아픈지, 정신적으로 어려움이 있는지 같은 사정을 함께 살펴봅니다.

다만 나이만으로 파산 가능성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소득·재산·건강과 실제 근로 가능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젊은 연령대라도 건강상 근로가 어렵다면 파산이 인정될 여지가 있고, 반대로 고령이라도 안정적인 소득과 재산이 있다면 회생을 먼저 고려하라는 서류 보완 요구(보정)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할까
제가 정리해 드리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소득이 없거나 아주 낮고, 빚이 생긴 이유가 비교적 평범하고, 새로 일해서 빚을 갚기 어려워 보이는 분이라면 파산이 맞을 수 있습니다. 그 외의 경우, 특히 매달 어느 정도 소득이 있고 근로능력이 있는 분이라면 개인회생을 먼저 검토하시는 게 맞습니다.

한 가지 안심하실 부분이 있습니다. 회생을 신청하면서 채권자 목록을 제출하면 채권의 시효 진행이 멈추는 효력(시효중단)이 생기고, 이 효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생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유지됩니다. 다만 이것이 곧바로 추심 중단이나 면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회사를 그만두고 파산을 신청하면 될까요?
갚을 능력이 있는데 일부러 회사를 그만두고 파산을 신청하시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산은 "갚을 능력이 안 돼서 못 갚는" 상태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스스로 능력을 없앤 경우로 보이면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개인회생을 먼저 검토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도박이나 돌려막기, 과소비로 생긴 빚도 회생이 되나요?
됩니다. 개인회생에서는 빚이 생긴 이유가 결정적인 기각 사유가 되지 않고, 도박빚이라면 지금 재산의 값어치(청산가치)에 어느 정도 반영할지, 상환 기간을 어떻게 정할지를 법원과 조율해 나갑니다. 반면 파산은 이런 사정이 남은 빚을 없애 주지 않는 사유(면책불허가 사유)와 직결되기 때문에 더 까다롭게 봅니다.
배우자 명의 재산이 많은데 파산이 가능할까요?
배우자 재산이 많을수록 개인파산은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법원은 배우자 재산의 형성 경위와 채무자의 자금이 이전됐는지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에게 계속적 수입과 가용소득이 있다면 개인회생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전화로 상담하다 보면 "저 같은 경우엔 회생이 될까요, 파산이 될까요"라는 질문이 정말 많습니다. 소득, 빚이 생긴 이유, 배우자 재산, 나이와 건강, 이 네 가지를 함께 놓고 봐야 정확한 답이 나옵니다. 혼자 판단이 어려우시다면 상담 신청 폼(https://form.naver.com/response/-4ePwhl3XzSUswtC3Xv-PQ)으로 상황을 알려 주시거나 1670-1623으로 전화 주십시오. 어느 절차가 맞는지, 무엇을 준비하면 좋은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글 · 감수: 법무법인 공명 김민성 변호사



